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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 새내기의 일기 - 2020.2.9(일)

[법인카드 vs. 개인카드]

테이블당, 인당 평균 결제금액을 보면, 당연히 법인카드로 결제한 금액이 개인카드의 그것보다는 크다. 이유 또한 당연히 예산 범위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그리고 기한내에 꼭 소진해야 하는 '남는 돈?'이라는 생각 때문이리라 - 외식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감사한 카드다^^

내가 해외영업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을 때(벌써 27년전 일이다ㅠ), 부서의 예산이 마~~~니 여유로웠다. 매일 회식의 연속이었을 정도로... 아마도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하고 있을 선배와 동료들은 후배들에게 이런 얘기를 할 것 같다. "그때가 좋았는데 말이야..."라고ㅎ

부서장은 매번 회식 후 결제를 하면서, '내가 사주는 거야'라는 표시를 엄청 많이 냈다. 당연히, 부서원들은 "잘 먹었습니다~^^"라고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가끔 "오늘은 김과장이 한잔 사지?" "오늘은 박대리가 한 잔 사야지?" 다행히 신입사원인 나에겐 순서가 돌아오진 않았다ㅋ. 문제는, 부서장은 항상 법인카드를 사용했는데, 박대리, 김과장이 비용을 지불할 땐 개인 호주머니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 '이게 뭐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었다. 그래서, 선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가끔 선배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곤 했다. 물론 그 횟수는 많지 않았지만...ㅎ

비록, 접대비, 회의비, 복후비 등, 요즘은 그 옛날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예산이 많이 줄었고, 통제/관리의 수준이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법인카드 사용 가능 한도금액의 절대치 = 그 사람의 조직내 지위'를 상징하고 있다는 것에는 큰 차이가 없다.

지금도 직장 상사와 식사하고 나면, 나머지 사람들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부서장이 결제하고 나오면, 일제히 "감사합니다 잘 먹었습니다~~^^"하면서 고개숙여 인사한다. 혹시 '이건 회사비용으로 결제하는 하는 건데...'라는 생각 때문에 그렇게 예의를 갖추지 않으면. 자칫 싸가지 없는 사람으로 매도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ㅎ (미국회사에 다녀 본 경험상, 이 부분에서는 외국회사의 문화도 비슷하다ㅎ).

법인카드는 내부 조직원의 사기진작 뿐만 아니라, 때론, 사람에 따라 자주, 외부인에게도 유용히? 사용된다. 흔히 접대비라는 명목으로 사용되지만, 지위가 올라 갈수록 계정별 구분과 해석이 유연?해 지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ㅎ.

그런데, 왜 갑자기 법인카드에 대해 얘기하냐고?
오늘 하려는 얘기는 법인카드사용의 윤리규범에 대한 것이 아니다. 대신, 법인카드로 맺어진, 그리고 그걸로 이어진 관계의 한계성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서다.

주변에 아는 퇴직 임원분들이 하시는 말씀들 중 공통적인 내용이 있다. "내가 그 동안 직원들에게, 그 사람들에게 얼마나 잘 해 줬는데...", "일부러 챙겨서 맛있는 것도 많이 사 줬는데..." 퇴직하고 나니 국밥 한 그릇 먹자고 연락오는 사람도 별로 없다며 섭섭해 하면서 하시는 말씀들이다ㅠㅜ

그런 말씀을 들을 때 마다, 대 놓고 말씀드리진 못했지만...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었다.

'법인카드로 만들어진, 그리고 그걸로 이어진 관계는, 법인카드의 유효기간이 지나고 나면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고.

그래서, 혹시 퇴직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 그럴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꼭 이렇게 조언드리고 싶다.

"지금부터라도 개인카드 쓰는 연습을 하시고, 그걸로 관계를 만드세요"라고.

분위기 있고, 멋드러진, 또 비싼 레스토랑이 아니어도 좋다.
회사앞 포장마차에서, 국밥집에서, 소주 한 잔 정도는 이제 개인카드로 결제하는 모습을, 부하직원에게, 또 주변인에게 일부러라도 보여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꿈도리

2월 9일 오전 11:34

저도 직장에서 그랬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따지지 않아서 개인사에 쓰는경우가 많았지요 그래서 본인돈처럼 쓰는경향이었고 ''내가 사는거야''라는 멘트가 그들의 머리속에서는 정당화되었던게 아닌가합니다. 물론 저는 개인돈을 지출하여 반대로 샀었어야했고. ㅎ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그립기는 합니다. ㅎ

대치동 돌고래

2월 9일 오후 12:09

'법인카드로 만들어진, 그리고 그걸로 이어진 관계는, 법인카드의 유효기간이 지나고 나면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
재미난 표현이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