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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 새내기의 일기 - 2020.1.16(목)

[욕심 많은 개]

저녁 알바 자리에 결원이 생겨 공고를 냈다.
약 20여명의 면접을 봤는데, 나름 머리를 써서 좀 더 나은 분을 선발하려 욕심을 부리다가... 그나마 괜찮은 분의 채용기회까지 잃어 버리는 우를 범해 버렸다ㅠㅜ.
꿈도리

좋다 싶으면 바로 그자리에서 결정내는게 가장 유리합니다. 왜냐하면 다른곳에 면접보러가도 선택받을 확률이 높으니까요~

대치동 돌고래

제가 자주 하는 일이네요.

외식업 새내기의 일기 - 2020.1.12(일)

최근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고, 또 노동자의 기본권이 법적으로 보장되는 환경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물론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너무 빨라서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땐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한다.

최저임금이 오르고 주휴수당지급까지 법으로 강화되자, 이제는 알바의 급여가 웬만한 저소득근로자와 거의 동일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어떨 땐 더 높을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취업/노동을 포기한 사람들까지도 이제는 '한번 해 볼 만한' 의욕을 가지게 된 것 같다.

한 예로, 요즘은 알바 모집 공고를 내면, 지원자의 90%정도는 고등학생 또는 고등학교졸업을 앞두거나 막 졸업한 18~19살 젊은이다. 경험이 전혀 없지만, 알바자리를 구하기만 하면 업무능력과는 상관없이 어떤 식으로든 최저시급은 보장받을 수 있기에, 사회 초년생인 그들에게는 짭짤한? 소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저시급/주휴수당의 법적효력이 강화되면서 바뀐 환경이 하나 있다. 바로, 업주, 즉 사용자의 입장 변화다.

예전에는 법적 최저시급과는 상관없이, 알바라 하더라도 능력급의 개념으로, 경험 유무에 따라, 그리고 능력고저에 따라 급여를 차등 책정할 수 있었고 또 그렇게 지급해 왔으나, 지금은 대부분 알바의 급여는 경험/능력과는 관계없이 모두 최저시급+주휴수당으로 동일하게 책정되어 있다.

어찌보면 유경험자들이 오히려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최저시급이 너무 빨리 오르는 바람에 아직까지는 사용자/고용주들이 최저시급인상 속도조차 따라가기가 버겁기 때문에 당분간은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그래서, 앞에서 말한 사용자/고용주의 입장 변화라는 것은 바로, 어차피 같은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면, 사용자입장에서는 당연히 경험있고 능력있는 사람을 사용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인데, 피고용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상황변화를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단지, '최저시급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일을 잘하든 못하든 상대적으로 쉽게? 기존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 또는 '어떤 경우에든 그건 받을 수 있다', '여기 아니면 또 다른데 구해서 하면 되지 머...' 라며 아.직.도. 알바를 무척 가볍게? 생각하고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그랬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만약 가격(최저시급)이 상수로 고정되어 있다면, 의사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성비'다.
거기다가 모든 사용자들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각고의 노력하고 있으니 수요보다 공급이 훨씬 더 많은 상황이다.

경험 많고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당연히 최고의 가성비를 보일테니 채용1순위가 될 것이지만, 아무리 경험 많고 능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성실하지 않으면, 언제든 계약해지를 당할 수 있는 상황이기에, 무경험자는 상대적으로 채용기회가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다행히 무경험자가 일하는데 큰 문제가 없는 직종이라면, 동일한 조건을 가진 다른 사람들 보다 최소한 더 노력하고 성실히 일에 임하는 모습 정도는 보여줘야만 지속적으로 사용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주변에 알바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이 애기를 해 주고 싶다.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기에, 마음을 단단히 고쳐 먹으라고"
외식업 새내기의 일기 - 2020.1.11(토)

집사람을 포함한 뉴 주방 멤버들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한 지 벌써 1주일.

첨 시작할 때의 다소 어색함은 이제 어디서도 찾을 수 없고, 어느새 주말 피크타임에도 큰 문제없이 치뤄내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집사람이 조인한 후 무엇보다 큰 변화는, 기존대비 조리의 일관성이 높아지면서, 최종 음식의 퀄리티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 외식업을 하는 입장에선 정말 중요한 무기를 얻었다^^.

우선 두가지를 바꿨다.

한가지는 숟가락을 추가로 비치했다.
기존에는 테이블 수저통에 젓가락만 비치해 두고, 숟가락이 필요하신 분은 따로 가져다 드렸다. '일식스타일이라... 숟가락이 필요하시면 벨을 눌러 주세요'라고 붙임으로서 기존대비 서빙 동선과 노력을 좀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바쁜 시간에는 숟가락 요청에 신속히 응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젓가락을 교체하면서 숟가락까지 세트로 충분히 비치했다. 비록 비용투자는 발생했지만, 고객의 편의성을 높였고, 우리 입장에선 불필요한 노동을 줄이며 동선 또한 줄일 수 있어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었기에 비용대비 효과는 훨씬 좋았다.

두번째는 연두부용 간장소스를 별도로 만들어 제공했다.정식메뉴에 연두부가 제공되는 데, 별다른 소스가 없어 아기들을 제외하곤 드시는 분들이 별로 없었다. 드시지 않아 그냥 버리는 비율이 70%이상 수준이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 까 집사람과 상의했더니, 집사람이 일식조리과정에 배운 덴다시(튀김 간장 소스)를 제공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고, 좋은 의견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적용해 봤다. 그랬더니, 지금은 연두부를 버리는 비율이 20%이하로 줄었다. 제조 비용도 적고, 만들기도 어렵지가 않다고 하니, 이 또한 비용대비 효과 최고다.

물론 이 작은 변화들이 비즈니스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겠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정성들여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켜 나가다 보면, 분명 다른 매장과 차별화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혼자만의 생각일 지는 모르겠지만, 드시고 가시는 고객님들의 표정이 좀 더 밝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쩌면, 음식을 제공하는 나 자신이 좀 더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ㅎ
꿈도리

이번 리뉴얼 중에 커트러리 놓는 통을 둘까말까를 고민하였습니다. 손이 최대한 적게 가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건 다같이 좋자고하는것이니까요. 리뉴얼에서 다른방향으로 틀었습니다만... 
간장소스는 정말 좋은 선택 같습니다. 음식은 궁합이 맞아야되니 사소한 변화지만 손님들에겐 크게다가올 수  있을것 같네요~~

외식업 새내기의 일기 - 2020.1.18(토)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된다]

'욕심많은 개' 처럼 바보같은 실수 후, 급히 다시 선발한 저녁 알바. 23세의 젊은 여성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호텔에 취직,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당찬 젊은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1년여간 소공동 롯데호텔 연회장에서 근무했고, 최근 몇 달간 휴식기간을 가진 후 다시 일을 시작한다고.

얼마전에 귀농을 위해 가족이 모두 고향으로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서울에 남아 자취생활하면서 일하며 생활비를 벌어 본인의 꿈을 이루겠다는 독립심이 강한 사람이다.

첫번째 독립심 강한, 그 당찬 모습이 마음에 들었고,
두번째로 최소한 1년~2년이라는,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는 상대적?으로 긴 기간동안 근무할 수 있는 지구력을 높이 샀다.
마지막으로 본인의 어머니께서 예전에 3년간 식당을 운영하셨기 때문에, 소규모 식당업무의 어려운 점을 옆에서 잘 보고 느낀 사람이라는 점이었다.

기대반 우려반으로 시작한 업무 첫 날.
익숙치 않은 시스템일텐데도 간단히 업무교육 받은대로 묵묵히, 또 근성있게 잘 해낸다. 모르는 게 있으면 바로바로 묻는 자세도 마음에 든다(모르면 묻는 게 당연한데, 사실 대부분의 경우 잘 안 묻는다ㅠ). 한번 기대해 봐도 좋을 듯^^

사람으로 인해 받은 상처는 또 다른 사람으로 치유된다고 했다. 이 직원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해 본다.
꿈도리

좋은 인연 되시면 좋겠습니다.

대치동 돌고래

저는 직원을 일찍 판단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노력만......

외식업 새내기의 일기 - 2020.1.18(토) - (2)

[Retired ? Re-tiring !]

내가 외식업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분들은 내가 'Retired(은퇴)'한 것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다.

사실 나는, 앞으로의 또 다른 25년, 아니 50년의 삶을 위해 열심히 새 타이어로 갈아 끼우고 있는('Re-tiring) 중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