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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 새내기의 일기 -2019.11.4(월)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어제 주문마감시간이 막 지난 후에 3인 가족이 매장에 오셨다. 밝은 얼굴로 들어 오셨는데, "죄송하지만, 주문이 마감되었습니다...."라고 죄송한 마음을 가득담아 정중히 말씀드렸다.

"벌써 끝났어요 ?!?!?"
"7시50분이 주문마감시간입니다. 한 10분만 일찍 오셨어도 가능했습니다만...ㅠㅜ"
"아...ㅠㅜ 그래도 얼마 안 지났는데, 이 정도 시간이면 해 주시면 안되요 ?"
"이미 주방에서 마감작업이 시작되어버려 죄송합니다. 대신, 죄송한 마음에 무료음료쿠폰 한 장 드리겠습니다. 다음에 조금만 더 일찍 오셔서 그 땐 꼭 맛 보시길 바랍니다 ^^;"
"너무 하네요..."
하시며, 아쉬움과 서운한 표정을 잔뜩 날려주고 가셨다.

나도 맘이 아프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ㅠㅜ.

오픈과 마감시간의 규칙을 지키는 의미도 있지만, 또 사실 영업적인 측면에서도 그럴 수가 없다.

옛날?에는(사실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벌써 옛날얘기가 되어 버렸다) 식당에 손님들이 마감시간을 조금 지나 오셔도 대부분 다 받아들여 줬다.

하지만, 이미 다들 아시겠지만, 요즘은 로드샵에도 밤10시 넘어 운영하는 식당이나 카페를 찾기 어렵다.
경기가 안 좋아 손님이 줄어서 영업시간을 줄일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인건비 때문이다.

예전에는 직원급여가 대부분 고정급이었기 때문에, 나름 사장-직원간 묵시적 합의라는 명목으로 '손님이 오셨는데 어떻게 문을 닫어?'라며 영업시간이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직원들의 퇴근시간도 늦어지게 되는 건 당연.
불과 몇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외식업에 종사하던 분들에게서 흔히 듣던 얘기가 "어제 손님이 늦게 들이치는 바람에 마감이 많이 늦어져서 많이 피곤하다"였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호랑이 담배피던 때나 가능했던 오~~~~~랜 옛날 얘기가 되어 버렸다. 이제 마감시간은 칼이다. 만약 조금 늦게까지 계시는 손님이 있으면 반강제적으로 보내드려야 하는 상황이다.

24시간 운영의 대명사인 편의점도 운영시간을 많이 축소하고 있고, 24시간 식당 또한 잘 아는 단골집이 아니면 검색해서 찾아봐야 할 정도로 그 수가 크게 줄었다.

모두 인건비와 노동법 강화가 불러온 현상이다.

만약 어제 저녁 3인 가족의 식사를 준비해 드렸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

3인 모두 정식메뉴를 시켰다고 하면,
매출: 39,000원 = 평균 13000원 x 3

반면, 이로 인해 마감/퇴근시간이 40~50분 지연되어 발생할 추가 1시간의 인건비는,
시급: 33,400원 = 8,350원/인 x 4인
주휴수당: 4,176원 = 1,044원/인 x 4인
총 추가 발생 인건비: 37,576원

이는 5인미만 사업장의 일용직 시급 기준으로 1시간 추가 근무 시 발생할 인건비를 단순 계산한 것으로서, 만약 5인초과 사업장의 경우 초과근무수당은 1.5배 + 정규직원의 경우 시급이 더 올라가니 총 추가 발생 인건비는 위의 금액에서 최소 1.5배에서 2배까지 올라갈 수 있다.

39,000원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그 두 배에 가까운 인건비와 재료비, 그리고 기타 직접/간접비용들을 투여할 수 있을까?!!?

인건비가 올랐다고 불만을 얘기하는 것도, 노동법이 강화되었다고 푸념하는 것도 아니다. 앞으로 내 아이가 적용받게 될 인건비이자 노동법이기에, 올바른 방향으로 제정되었다고 믿고 따라야 한다.

사실 무조건 오래 영업하는 것이 좋은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는 끝났다. 영업/근무시간을 연장해서도수익이 나면 하는 것이고, 아니면 과감히 시간을 줄이는 것이 모두에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그러니 어떻게든 바뀐 세상에 맞춰 살아야 한다.

이제 고객님들도 이 노동환경 그리고 비용의 변화를 받아들이셔야 할 것 같다 ^^;;
꿈도리

일요일 저녁은 일찍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지지요. 그래서 일요일은 알바 및 직원들의 근로시간을 좀 일찍 끝나도록 명시하고  혹시나 있을 바쁜날을 감안하여 연장근로를 적용하고있습니다. 어제도 늦게 포장 손님이 두팀 있었습니다.퇴근 시키고 혼자 했지요. 뒷정리를 제가 좀 더해야했지만 다녀가신 손님들이 sns에도 올려주시고 좋았습니다. 경기도 가는중입니다. ~

외식업 새내기

늦게까지 하는 매장을 보면, 직원들은 모두 퇴근하고 주인 부부만 남아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이더라구요ㅜㅠ

자영업화이팅!!

충분히 공감가는 말씀이네요

주용태

1000%  공감^^

유선희(주희성호맘)

공감합니다. 저도 동네 가게 10시면 대부분 이미 닫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