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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페친님의 글인데,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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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을 읽고 변호사가 고객 탓을 한다며 나를 차단한 분이 계신다. 변호사로서 상담오신 분들에 대한 하소연이나 탓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안타까운 유형의 분들이 종종 있기에 많은 분들이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쓴 글임을 밝힌다. 물론 나도 포함. 여기서 든 예시는 다양한 분들의 사례를 섞어서 각색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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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에게만 유독 안 좋은 일들이 생길까요?"
"제 주위에만 사기꾼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어요."
"우리 회사는 왜 들어오는 직원들마다 그 모냥이죠?"

사업하시는 분들 법률상담 하다보면 종종 듣는 말이다.

그런 분들 얘기 잘 들어보고 상황을 유심히 살펴보면, 대부분 근본적인 문제는 본인들에게 있다. 또한 자신의 문제를 보지 못하고 외부를 탓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식이다.

1. 직원이 새로 들어오면 얼마 되지 않아 퇴사해버리기 일쑤인 회사. 그 회사는 오래 일한 직원이 없어서 늘 불안정하다. 대표 왈, "요즘 애들은 요구만 할 줄 알고 근성이 없어. "
반면 직원들 입장은 또 다르다. 회사에서 자신들에게 주는 것은 그렇게 아까워 하면서 '내 일처럼' 해 주기만을 원한다는 것. 싼값에 이용 당한다는 느낌을 받는 직원들이 그 회사에서 뛰쳐나오고 싶은 것은 당연지사. 대표만 그걸 모른다.

2. 회사 임직원에 대한 고소와 민사소송이 끊이지 않던 회사 대표. 함께 일하는 사람마다 왜 이렇게 사기꾼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한다. 그 대표한테 고소나 민사소송을 당했던 사람들은 동지가 되어 단톡방까지 만들어 서로 소송 준비를 돕고 대표에 대한 성토를 벌인다. 그 대표는 초반에는 무조건 믿어주는 스타일인데, 본인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의심할만한 꺼리가 생기면 바로 문제제기하지 않고 유심히 지켜보다가 본인의 뇌피셜로 사기꾼으로 규정짓는 순간 가차없이 법의 칼날을 휘두르는 것. 자신은 무한한 신뢰를 보내줬는데 이를 배신한 사람은 끝까지 밟는다는 신념의 소유자다.

3. 떼인 돈을 모으면 서울에 아파트 한 채는 살 것 같은 한 업체 대표. 귀가 얇다. 아무 사람이나 잘 믿어버린다. 특히 자기한테 사탕발린 말을 잘 해주는 사람한테는 더더욱. 감투 쓰는 것은 또 왜 그리 좋아하는지. 직함 하나 준다고 하면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한다. 그렇게 사람들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만나면서 들은 사업 아이템에 혹해서 떡하니 투자하고, 이자 쳐서 돈 갚는다고 하니 떡하니 빌려주고. 호구도 이런 호구가 없다.
'왜 이렇게 세상에 사기꾼이 많을까요.' '나는 남한테 피해준 것 없이 성실히만 살아왔는데 저한테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라며 한탄만 할 뿐 정작 본인의 그런 성향은 잘 모른다.

이런 사람들의 사정을 듣다보면 너무나 안타깝다. 그러한 상황해서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본인이 자신의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고 개선하는 것밖에 없는데 그걸 모른다.

조심스럽게 조언해주거나 어떤 식으로든 유도해서 스스로 알게끔 해줄라치면, 더 강하게 자신을 방어한다. 발끈한다. 자신은 잘못한 것 없고 완벽한 피해자일 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자신은 아무 잘못 없다는 착각 속에서 사는게 그 사람에게는 어쩌면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싶다. 자신의 실상과 제대로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아 본능적으로 방어한 것일 수도 있겠다. 자신은 떳떳하니 속편할 것이다. 남탓만 하면 되니 간편할 것이다.

그래, 그렇게 본인만 행복하면 됐다.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