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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 새내기의 일기 - 2019.10.21(월)-2

흠... 난감한 상황이다.

아주머니 두 분이 식사를 하신 후 계산하러 나오시면서,
"고기에서 냄새가 많이 나서 못 먹겠어요..."
"냄새 때문에 옆으로 치웠는데도 냄새가 계속 나서..."라고 하신다.

"그래요 ??!!? "
드신 테이블을 돌아보니, 1/3도 안 드시고 대부분 남겼다.

"제가 직접 확인해 봐도 괜찮을까요 ?"라고 양해를 구한 다음, 지켜 보시는 데서 냄새와 맛을 확인했다. 맛도 냄새도 이상이 없다.
"음... 저는 냄새가 안 나는데요...ㅠㅜ"

"이렇게 냄새가 많이 나는데, 어떻게 못 맡을 수가 있죠 ?!?!"

"잠깐만요. 제가 이상할 수 있으니..."라고 말씀드리고, 직원을 불러서 냄새를 맡아 보라고 했다.
"냄새...안 나는데요?!"라고 직원도 답한다.

"주방에 고기 확인 한번 해 보셔야 할 것 같아요..."라며 '어떻게 그런 코로 식당을 할 수 있지..??'라는 의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 보신다.

순간, '옆 테이블에서 식사하고 계신 고객님들께도 물어 볼까...?'라고 생각하다가 접었다.

"아... 네...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좀 있다가 주방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대신, 음식값은 받지 않겠습니다"

"아녜요. 저희 그런 사람들 아녜요. 식당 하시니 그 정도는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서 말씀드린 거에요. 계산은 그대로 해 주세요"
"아닙니다. 만족하지 못하셨으니, 돈을 받을수가 없습니다"
"그러시면 안돼요. 음... 그럼, 반 만이라도 받으세요"
짧은 시간동안 비슷한 대화가 오가다가, 이 중재안을 받아들여 두 메뉴 중 적은 금액의 메뉴 하나만 계산했다.

"죄송한 마음에 무료음료쿠폰 하나 드리겠습니다. 다음에 꼭 들러주세요"
"우리가 아줌마들이라 조금 예민해서 그래요... 많이 파세요~"라며 약간 씁쓸한 웃음을 보이시며 가셨다.

고객이 가신 후, 그 주변에서 테이블에서 식사하고 계신, 방금 나눈 대화내용을 들으셨을 것 같은 몇몇 고객님들께 조심스레 여쭤 봤다.
"혹시... 고기에서 냄새가 나나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냄새를 맡아 보시곤,
"아뇨 ?!!? 괜찮은데요??!"

'휴 ~~ 다행이다. 고기의 문제는 아니구나. 그럼 되었다'

사실, 나는 전혀 냄새를 느낄 수 없었고, 직원 또한 못 맡았기에, 그 자리에서 자신있게 주변 손님들께 여쭤보고 공개 검증을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왜냐하면, 컴플레인을 제기하시는 분들에게서 악의를 느낄 수 없었고, 나름 걱정해 주시는 마음에서 말씀해 주신 거라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의도를 가지고 얘기해 주신 분들에게, 다른 분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고객님이 틀렸습니다'라는 것을 확인시켜 드리는 것까지는 필요하지 않다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분들은 다시 안 오실 가능성이 더 높지만, 또 다른 분들에게 우리 음식의 맛에 대해 네거티브한 말씀을 해 줄 가능성이 더 높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슬기롭게 잘 응대했다고 스스로 위안 삼는다.

반백을 살아 오면서, 때론, 상황에 따라, 이기는 게 결코 이기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대치동 돌고래

2019년 10월 21일 오후 5:01

잘 하셨습니다. ^^

Mastermind

2019년 10월 21일 오후 5:05

고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렵니다😅

Mastermind

2019년 10월 21일 오후 5:08

몸/장기 중에 어떤 부분이 안 좋을 때, 특정 음식에서 냄새를 많이 느끼는 증세를 보인다고 하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안 나네요...ㅠㅜ

자영업화이팅!!

2019년 10월 22일 오전 8:05

생수고객분들 중  맛과 냄새에 민감한 분들이 많으시죠... 저와 동행한 직원은 아무런 맛의 이상과 냄새를 못 느끼겠는데...ㅠ
사장님과 거의 유사하게 저희도 응대하고있습니다. 잘 대처하셨네요^^

Mastermind

2019년 10월 22일 오전 11:05

찝찝함이 계속 남아 있었는데, 격려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자영업화이팅!!

2019년 10월 22일 오전 11:13

심지어 항상 그렇지만 저희 관능검사팀에 의뢰하더라도 이상없다는 결과가 대부분이랍니다~~^^

with

2019년 10월 22일 오후 1:04

요즘은 돈 내기싫어 그러시는 분들은 제 경험으로는 없었습니다 진짜 말해주고 가시는 분들은 은인입니다.다시한번 점검 해 보고 생각해 보고 신경을 더 쓰게 됩니다.저도 육식을 좋아하지 않아 고기냄새에 민감합니다 약간의 냄새가 감지되면 못먹게 됩니다.다른 사람은 안난다고 잘 먹을 때가 많습니다.  전 음식 컴플레인  들어오면 돈도 안받은 적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음식쿠폰을 적어 드립니다 다시한번 드셔보시라고 드립니다 아니면 다신 오시지 않을테니까요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도 있지만 다 오셨습니다.오시면 서비스도 더 해 드립니다.
신경많이 써 드리면 더 많이 미안해 하시며 즐겁게 식사하시고 가십니다.
그리고 조리팀이 고기를 잘 관리하는지도 신경쓰셔야 돼요. 냉장고 상태도 수시로 점검하시구요
냉장고 안쪽과 바깥쪽은 온도가 많이 차이납니다.
그래서 재료 놓는 위치도 생각하셔야 되구요. 냉장고 수시로 점검하시고 냉장고 위에 필터가 있습니다 청소도 해 주셔야 되요.지금은 모든게 새제품이라 고장이 없으실텐데요 조금지나면 하나씩 수리하실 때가 옵니다.저희는 냉장고가 8~9대이다보니 매달 고장납니다 식기세척기도 그렇구요 청소기,믹서기,냉난방기 수리하는게 일상입니다 반전문가가 됬습니다 ㅎㅎ 왠만한건 보통 부품 사 놨다가 바로 수리합니다 식기세척기와 냉장고 고장일때가 제일 불편한데요 냉장고의 고장의 첫번째 원인은 기름때,먼지에요.미리 해놓으셔야 수리비 적게 듭니다

Mastermind

2019년 10월 22일 오후 1:58

진심이 담긴 조언 감사드립니다.  숙지해서 좀 더 관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