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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 새내기의 일기 - 2019.10.15(화)

한 자리만 비었다. 유모차 두 대가 들어 갈 수 있는 4인석테이블, 우리 매장에서 제일 넓은 공간을 가진 자리다.

이 때 유모차 한 대를 끌고 오신 젊은 엄마고객께서 오셨다.
"자리 있나요 ?"

순간, '분명 1인분 시키실텐데..., 이 자리에 최소한 세 분은 모셔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스치며, 내 대답이 늦어졌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하곤, 옆 테이블에서 요청하신 반찬을 가지러 주방에 들어갔다 왔다.

나와 보니, 유모차를 돌려 나가시는 뒷모습이 보인다. "아...!!" 분명 내 얼굴에서 불편한 표정을 읽었으리라... 그러면서도 크게 불러 세우진 않았다ㅠㅜ.

'에이~! 몰겠다. 잠시 기다리라고 말씀드렸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할 수 있지 머'라고 위안 삼곤, 애써 모른척 했다.

방금 나가신 테이블을 치우고 주방에서 나와보니... 그 테이블에 벌써 손님이 앉아계신다. 아이랑 같이 오신 아빠손님이다.

이미 앉아 버렸으니 방법이 없고, 또 조금 전에 나가셨던 유모차 고객님이 맘에 남아 있어서일까, "어서오세요~~ 하며, 밝은 웃음으로 주문을 받았다.

"저는 식사를 했구요, 애기용 키즈셋 하나만 시켜도 되나요?"
'헐...!!'

음... 조금 전 내 행동에 대한 벌을 받은 것이리라ㅜㅠ

앞으로는 절대 잔머리지 굴리지 않고, 찾아주시는 손님 한 분 한 분 감사하는 마음으로 성심성의껏 응대 하리라... 다시 다짐한다.

P.S. 혹시..., 이것 때문에 나중에 검찰에게 압수수색 당하는 건 아니겠지...?!?! ㅠㅜ
꿈도리

2019년 10월 15일 오후 1:43

그 젊은 엄마 어째요 ㅜㅜ

Mastermind

2019년 10월 15일 오후 1:48

그러게요 ㅠ
말과 행동이 왜 달랐냐고 비난받더라도 겸허히 수용하겠습니다 ㅠ

꿈도리

2019년 10월 15일 오후 1:54

참 쉽지 않습니다. 조금의 이윤을 더 창출하려는 욕심을 참아내는것. 머리는 이미돌아가지만 애써 참아내면서 환한 미소를 짓는것.
영업을 하는사람은 연기에 소질이 있어야되나 봅니다. ㅎ

Mastermind

2019년 10월 15일 오후 1:59

완전 공감합니다.
그래서, 지난번에 연극하는 친구를 홀직원으로 채용해 봤는데, 연극할 때랑 업무할 때랑은 다르더군요 ㅠ